과학적 연구는 연구 문제 선정, 연구 방법 설계,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결론 도출, 결과 발표 등의 과정을 거칩니다.
1. 연구 문제의 선정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연구할 주제를 선정하여야 합니다. 연구 주제는 어떤 현상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남성은 여성보다 실제로 더 공격적인가?’ “잠을 충분히 자면 학습 효율성이 높아지는가?’와 같은 것들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이러한 질문들은 과학적 연구가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령 ‘인류는 결국 멸망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보다는 ‘술을 마신 뒤 콩나물국을 먹으면 속이 편안해지는가?’와 같은 질문이 더 과학적인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해답의 도출 과정을 명확하고 세밀하게 기술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연구의 객관성이 확보되기 때문입니다.
연구 주제가 정해지면, 연구자는 그 주제와 관련된 기존 연구를 철저하게 검토하여야 합니다. 기존 연구를 충분히 검토하여야 어떤 주제가 이미 연구되었고, 어떤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문헌 검토는 수십 년 전의 저서 및 논문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합니다. 문헌 검토 결과 수집된 정보들은 연구의 서론 작성 시 사용되며, 가설 설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2. 가설 설정과 조작적 정의
가설은 둘 또는 그 이상의 변인 간의 관계성에 대한 추측입니다. 가설을 설정할 때 연구자는 추측을 문장으로 기술하되 매우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연구자가 공부 시간과 시험 불안 간의 관계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가설은 ‘공부 시간이 많을수록 시험 불안은 감소할 것이다.’와 같이 이 두 변인이 어떻게 관계되는지가 기술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변인이란, 관찰할 수 있고 측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환된 개념입니다. 위의 가설에서 시험 불안과 공부 시간이 변인이며, 성별, IQ, 성격, 직무 만족 등과 같은 것들이 심리학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변인들입니다. 변인들이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이들에 숫자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성별의 경우 남성은 1, 여성은 2와 같이 숫자를 부여할 수 있으며, IQ는 95, 100, 120 등으로 점수화할 수 있습니다. 성격 변인도 리커브 5점 척도를 이용하여 점수를 부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어떤 개념을 측정할 수 있게 정의하는 것을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라고 합니다. 즉, 조작적 정의란 추상적인 개념을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 구체적인 현상과 연결하는 과정(ope rationalization)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지능을 ‘어떤 개인의 종합적 능력’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조작적 정의가 아닙니다. 지능을 ‘지능검사에서 얻은 점수’ 또는 ‘귀 위쪽 머리의 둘레’라고 정의하는 것이 조작적 정의입니다. 앞의 가설에서 시험 불안은 ‘시험 중에 경험하는 불안에 대한 자기보고 측정치’로, 공부 시간은 ‘일정 시간 동안 실제로 공부한 양’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조작적 정의는 변인에 대한 한정된 의미만을 나타냅니다. 다시 말해서, 어떠한 조작적 정의라도 변인의 모든 측면을 포함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조작적 정의는 과학적 연구를 위해 필요합니다. 과학적 연구의 주요 원리는 그 결과가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변인이 어떻게 측정되고 처리되었는지를 명료하게 기술하여야 다른 연구자들이 결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그 연구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3. 연구 방법 결정과 데이터 수집
심리학 연구의 세 번째 단계는 연구 방법과 데이터 수집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연구 방법은 기술적 연구 (descriptive research)와 실험연구(experimental research)의 두 가지로 대변되는데, 이는 무엇을 연구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기술적 연구는 사례연구, 자연적 관찰, 조사법과 같은 방법으로 실험을 수행하기가 불가능한 경우에 사용합니다. 실험연구는 변인 간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데 사용됩니다. 실험에서 연구자는 독립변인을 체계적으로 조작하고 종속변인의 변화를 측정합니다. 두 변인 간에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만을 알아보는 상관연구와 달리, 실험연구는 한 변인의 변화가 다른 변인의 변화를 ‘야기(cause)’하는지를 알아봄으로써 변인 간 실제 관계를 밝혀낼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방법은 연구 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실험연구에서는 표본의 반응을 측정함으로써 수집하고, 기술적 연구에서는 설문조사나 질문지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4. 데이터 분석과 결론 도출
연구를 설계하고 데이터를 수집한 후, 연구자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하여야 합니다. 연구자는 다양한 통계기법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요약하고 결론을 분석하고, 증거에 기초하여 결론을 도출합니다. 연구의 결과가 의미 있는지는 통계 분석 결과가 가설을 지지하는가를 가지고 판단합니다.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면, 그 결과는 우연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입니다.
5. 연구 결과 보고
심리학 연구의 마지막 단계는 연구의 결과를 대외적으로 보고하는 것입니다. 연구자는 연구의 과정과 결과를 구체적으로 기술하여 학술지 또는 전문잡지에 출판합니다. 논문은 전형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1) 서론 : 선행연구의 역사와 배경, 연구의 목적 및 필요성
2) 연구 가설
3) 피험자 선정 방법과 피험자 특성
4) 변인들의 조작적 정의
5) 측정 방법과 수집된 데이터 분석 방법
6) 데이터 분석 결과
7) 결과에 대한 논의
학술지나 전문잡지에 투고된 원고는 출판되기 전에 동료 학자들이 심사하여 연구의 과학적 건전성을 확인합니다. 출판되고 나면, 그 연구는 인류의 지식 축적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선행연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