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성격이라고 하는 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사람들이 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주제 중 하나도 성격에 대한 것일 것이다.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한 것은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상황 때문인지, 성격을 바꿀 수 있는 것인지,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다른 것인지 등등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성격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고 자신과 타인의 성격을 파악하려고 애쓴다. 그러한 과정에서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론을 가지고 자신과 타인을 판단하고 평가한다. 예를 들면, "저렇게 뚱뚱한 걸 보니 신경이 둔하겠어." "저 사람은 겉으로는 저렇게 행동하지만 실은 내숭이야." "내 성격은 내성적이라서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해." 등등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나름대로 견해를 가진다. 이런 점에서 모든 사람이 성격 연구가라고 볼 수 있지만, 성격심리학자들은 보다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인간을 연구하고 평가하며, 축적된 결과를 토대로 의견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성격심리학자들이 성격을 어떻게 정의하고 분석하고 평가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1. 성격의 정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단일한 하나의 정의를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여러 학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성격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격의 정의가 다양한 이유는 성격심리학자들이 성격에 대해 각자 보는 이론적 시각이 조금씩 다르고 그들이 성격 심리를 연구하는 방법이 이론적 접근 방법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성격심리학들은 성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다.
- Allport(1961): 성격은 개인의 내부에서 특징적인 행동과 사고를 결정하는 정신 물리학적 체계의 역동적인 조직이다.
- Guilford(1959): 성격은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의 독특한 양식이다.
- McClelland(1951): 성격은 세세한 모든 것에서의 한 개인의 행동에 대한 가장 적절한 개념화다.
- Mischel(1976): 성격은 개인이 접하게 되는 생활 상황에 대한 각자의 적응을 특징짓는 행동 패턴(사고와 정서 포함)을 의미한다.
- Maddi(1996): 성격은 사람들의 심리적 행동(사고, 정서, 행동)에 있어서 공통성과 차이를 결정하는 일련의 안정된 경향성과 특성이다. 이러한 심리적 행동은 시간에 따른 연속성을 가지며, 어떤 순간의 사회적 · 생물학적 압력의 단일한 결과로써 쉽게 이해될 수 없다.
- Pervin과 John(1997): 성격은 감정, 사고, 행동의 일관된 패턴을 설명해 주는 그 사람의 특징들이다.
- Liebert와 Liebert(1998): 성격은 한 특정한 개인의 신체적 · 심리적 특징들의 독특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서, 이 특징들은 사회적 · 물리적 환경에 대한 행동과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이 특징 중에서 어떤 것은 그 특정인에게 전적으로 독특하고, 어떤 것은 소수 또는 다수나 모든 타인과 공유된다.
위에서 제시된 다양한 성격의 정의에서 의미하고 있는 바를 요약하여 함축적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격은 한 개인을 특징짓는 독특한 면이 그 핵심이다. 즉, 다른 사람과는 구분되는 그 사람만의 특성을 의미한다.
둘째, 성격은 여러 상황에서 비교적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행동 및 사고방식이다. 따라서 그 사람만의 독특한 행동 및 사고방식이 여러 상황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가정한다.
셋째 성격은 개인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양식이다. 따라서 개인의 성격을 연구할 때 일상생활에 적응적인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주는 심리적 적응의 문제를 성격심리학의 중요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
2. 성격의 요소
'성격'을 뜻하는 'Personality'는 고대 그리스의 연극 배우들이 무대에서 얼굴에 쓰던 가면인 persona(페르소나)에서 유래했다. 이 어원에서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보면 성격이라고 하는 것이 내면적인 특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보이는 측면을 포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유사하게 특성(character), 기질(temperament)도 역시 성격을 표현하는 용어인데, 특성은 개인이 타고난 요인 중 인지적 · 정서적 · 외현적 특질인 심리 요소를 말하고, 기질은 개인이 타고난 생물학적 요인을 강조한 용어로 선천적인 생물학적 유전 요소를 말한다는 점에서 구분될 수 있다.
내적 요소
-특성(character): 선천적인 심리 요소
-기질(temperament): 선천적인 생물학적 유전 요소
외적 요소
-성격(personality): 후천적인 사회, 문화적 심리 요소
3. 성격심리학의 목표
그렇다면 심리학자들이 성격심리학을 연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개인차
성격심리학을 연구하는 첫 번째 목표는 의미 있고 안정된 사람들 간의 개인차(individual difference)를 파악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서로 다른 행동을 하고 다르게 반응한다. 예를 들면, 시험에 실패했을 때 어떤 사람은 낙심해서 한동안 무기력에 빠지거나, 우울증을 앓거나, 아예 포기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 잠시 실망했다가 다시 노력하자는 다짐하고 곧 회복되어 더 열심히 공부하기도 한다. 이렇게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것을 '성격' 개인차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2) 기술과 예언
성격심리학을 연구하는 두 번째 목표는 한 개인의 행동 방식을 있는 그대로 기술(description)하고 지금까지 축적된 행동 방식을 토대로 미래에 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다. 평소에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과 행동을 보이던 사람이 중요한 시험에 실패했다면, 우리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그 사람이 곧 심리적 충격을 극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평소 자신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고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던 사람이 같은 시험에 실패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혹시 낙담하여 나쁜 일을 저지르지나 않을까 더욱 걱정하게 된다. 이는 우리가 한 개인의 평소 행동 및 사고방식에 관해 기술할 수 있고, 그 기술을 토대로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기 때문이다. 성격심리학자들도 일반 사람들이 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성격을 기술하고 예측한다. 그러나 직관적이거나 민간 속설에 의한 기술과 예언이 아니라 과학적 검사 도구와 지금까지 축적된 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술하고 예측한다는 점에서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다.
(3) 설명과 이해
성격심리학의 세 번째 목표는 사람들의 차이를 유발하는 요인을 파악하여 특정한 사고, 행동. 정서가 나타나는 기저를 알아내어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매우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한 태도를 지닌 사람이라고 하면, 심리학자들은 그 사람이 그러한 성격을 형성하게 된 심리적 기저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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